비록 떨어져 있어도
Divided We Stand

전시주제

비록 떨어져 있어도 Divided We Stand

2018부산비엔날레 <비록 떨어져 있어도>의 주제는 ‘분열된 영토’이다. 전쟁이나 식민지화, 적대적 외교 관계 등에 의해 수많은 국가들은 분단되었고, 같은 민족끼리 무리 지어 살아가던 지역들도 분열을 겪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러한 분열은 영토만이 아니라, 사람들의 심령(心靈)에도 작용한다는 점이다.

영토가 분열, 분할되는 과정은 일반 대중을 비롯해 특히 예술적 심상에 어떠한 정서를 불러 일으키고, 또 어떠한 새로운 조건을 부여하는가? 거꾸로 다시 생각해 보자면, 애초에 어떠한 심적 경향이 이러한 분열을 초래하는가?

정치적, 역사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면, 분할된 영토 혹은 일전에 분단을 겪은 국가들은 많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달라진 세계지도만 보더라도 수많은 사례가 있다. 인도와 파키스탄, 수단, 독일, 구 유고슬라비아, 구 소련, 중국과 타이완, 베트남,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그리고 바로 한반도.

지구상의 수많은 분할된 영토를 심리적 차원에서 재구성한다는 것은 어떻게 정치적, 경제적, 군사적 권력이 이 세계를 작금의 양태로 직조하고 장악하게 되었는지 자문하고, 더 나아가 역으로 어떻게 그 과정 속에서 분열 및 분할이 한층 강화되거나 약화되었는지 고민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또한 심리와 영토, 개인과 공동체(혹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 따라 어떻게 다른 형태의 분쟁이 발생하는지 생각해 보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번 비엔날레는 이 논의에 가장 부합하는 한반도의 분단 상황을 출발점으로 삼았다.

전시는 분열된 영토에 연관된 주요 이슈들을 단순히 나열식으로 묘사 하거나 언급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대신에 참여 작가들은 다양한 각도에서 이번 전시의 주제에 접근한다. 직접적으로 이 주제를 다루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여기서 파생되는 하위 주제를 검토하며 좀 더 정신적, 역사적 혹은 개념적 방식으로 작용하는 작품도 있다. 그 구체적인 주제를 살펴보면, 국가 주도의 통제로 인해 분할된 지역들, 대중문화 및 심리적 조정, 국가 정체성에 대한 불안감, 이념 및 프로파간다의 흔적으로 남은 기념물이나 동상, 민족주의 및 식민주의 맥락에서 발생하는 인종차별, 성차별 및 계급갈등, 기후변화 및 생태계 재해, 그리고 전쟁과 강제 이주에 이어 수반되는 편집증 및 외상 후 장애 등에 이른다.

올해 부산비엔날레는 부산현대미술관 및 구 한국은행 부산본부 건물에서 개최된다. 새로 개관한 부산현대미술관에서는 과거 냉전 시대를 비롯해 오늘날 다시 냉전 상태로 회귀하고 있는 기이한 상황을 중점적으로 살펴본다. 구 한국은행 부산본부에서는 현재 우리 사회의 정황을 과학소설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이를 토대로 구상한 대안적, 미래지향적 시나리오들이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