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떨어져 있어도
Divided We Stand

킬루안지 키아 헨다

킬루안지 키아 헨다

1979년 앙골라 루안다 출생
현재 앙골라 루안다, 포르투갈 리스본 거주

강한 울림을 가진 킬루안지 키아 헨다의 사진 및 조각 작품은 오늘 우리가 안고 있는 두 가지 문제적 상황과 연결된다. 하나는 기념비의 역할이 철저하게 재고되고 있는 상황,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이민자들이 생명의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전쟁과 경제 불황으로 황폐화된 조국을 도망쳐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작가는 사진이라는 매체를 엄격하게 기록적인 수단으로 사용한다. 이러한 접근법은 〈새로운 인간〉(2010~) 시리즈의 일부인 사진 연작 〈발라무카–잠복〉(2010)에서 잘 드러나는데, 키아 헨다는 자신의 고향인 루안다에서 탈식민지화의 일환으로 완전히 파괴된 거리의 조각상들을 카메라로 기록했다. 많은 비평가들이 키아 헨다의 작업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하는 지점은, 흔히 아프리카의 전통을 묘사하는 데 사용되는 “꾸밈없는 다큐멘터리” 방식을 차용하면서 그 이야기 전개 양상과 조각적 알레고리에 창의적이면서도 긴장감 있게 날카로운 비평을 가한다는 점이다. 역시 〈새로운 인간〉(2010~) 시리즈의 일부로서 세 폭의 사진 프린트로 이루어진 연작 〈권력의 재정의〉(2011~12)는 식민지 앙골라에 세워졌던 포르투갈의 여러 기념물을 담은 엽서 복제본들, 이 기념물의 동상은 사라지고 남겨진 좌대만을 촬영한 현대 사진 작품들, 그리고 이후 앙골라 사람들이 이 좌대 위에 올라가 취한 자세들을 촬영한 이미지들로 구성된다. 보이는 그대로, 또 상징적으로 권력을 찬탈한 셈이다.
이번 비엔날레에는 이 〈새로운 인간〉(2010~) 시리즈에서 선별한 사진 연작들뿐만 아니라 조각, 사진, 사운드로 구성된 작품 〈비너스의 섬〉(2018)을 선보인다. 이 설치 작품이 드러내는 알레고리를 보자면, 유럽이 자신의 공식적인 문화사를 어떻게 보호하는지,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유럽의 과거 식민 정책으로 고통받아 온 피식민인들의 고난을 죄악에 가까울 정도로 얼마나 도외시하고 있는지 대조적으로 보여준다. 작가는 단색조의 검은 바닥 위에 건축용 콘크리트 블록으로 만든 건축물의 토대와 여러 좌대들을 설치한다. 이 구조물 위에는 잘 알려진 유럽의 고전적인 조각상들을 본 따 제작한 저렴한 미니어처들이 현란한 색깔의 콘돔을 뒤집어 쓴 채 놓이는데, 이 콘돔은 근육이 도드라진 작은 조각상들 표면에 늘리어 씌워지면서 마치 의복처럼 추상화된다. 전시 공간 벽면에는 이민자들을 실어 나르는 배들을 촬영한 사진이 걸린다. 사진 속의 배는 단순한 검은색 사각형 앞에 모두 가로막혀 있다. 이렇게 오늘날 유럽은 비극 앞에서 수치스럽게 스스로 눈을 감아버렸고 그 유구한 역사의 자긍심도 이제는 논쟁에 휩싸이게 되었다.